부린 왕자는 오랫동안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를 이리저리 헤맨 끝에 길을 찾아냈다. 역시 강남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길이 통하는 법이었다.
언제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 스타벅스의 문을 열고 들어간 부린왕자가 말했다.
사람들도 말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마을에 있던 사람들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부린왕자는 한사람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부린왕자는 그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어리둥절하며 다시 물었다.
그러자 때마침 커피를 들고 오던 한 남자가 급하게 다가와 부린왕자에게 말했다.
부린왕자는 몹시 당황했다.
부린왕자는 자기 자신이 아주 불행하다고 생각되었다. 그의 마을 사람들은 서로 인사하고, 항상 반겨주고, 서로의 고민과 이야기를 들어주었는데 지금 이 스타벅스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며 창피를 당하는 이 광경을 혹시라도 내 여자친구가 보게 된다면 무척이나 속상해 할 거야……’
부린왕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여자친구는 나와 엮여서 창피한 꼴을 겪지 않으려고, 기침을 몹시 하면서 그냥 지나가는 시늉을 할 거야. 그러면 나는 또 모르는 체해야 될 거야. 그러지 않으면 그녀도 나처럼 창피를 당할 테고, 정말로 헤어지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또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한 명의 여자친구가 내 말을 잘 들어줘서 모든 사람들이 내 말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강남이라는 곳에서 내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구나. 좋은 부동산을 갖기 위해서는 그 동안 만났던 많은 사람들처럼 말을 잘 하고, 다른 사람이 내 말을 듣도록 해야 하는 것 같은데…… 지금 내 능력으로는 여자친구와 살 좋은 부동산은 찾지 못하겠구나.’
그리고 부린왕자는 스타벅스 바닥에 엎드려 울었다.
본 작품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 입니다. 특정인물이나 단체, 직업, 종교, 지명, 사건 등 그 어떤 현실적인 부분과는 무관합니다
작가 소개
미스터 동글
동굴속에 숨어사는 INFJ형 부동산 투자자
저얼대 동그란 외모 아님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