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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_ 부린왕자의 슬픔

나는 나이가 들면서 도시, 부동산, 투자 같은 것들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이것은 누군가에 의해서 주입되듯이 알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아주 천천히 세상을 바라보면서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중에 우연히 알게 되는 것들이었다. 강남에서 핸드폰과 지갑을 잃어버린 그날, 새벽 4시가 되던 즈음 부린왕자의 슬픔을 알게 된 것도 그런 식이었다.
이번에도 상자 그림 덕분이었다. 부린왕자가 무슨 커다란 의문이나 생긴 듯이 갑자기 물었다.
취기가 가시지 않아서 힘든 모습으로 대답하는 나를 보면서 부린왕자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 말을 듣고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그는 사정없이 이어서 말했다.
그는 말을 하면서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부린왕자는 점점 더 화를 내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는 말을 더 잇지 못하고 갑자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나는 숙취며, 첫차며, 출근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떤 도시, 어떤 마을, 즉 이 지하상가에서 위로를 해주어야 할 부린왕자가 내 앞에 있었다. 나는 그를 품에 안고 토닥이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이 무척 서투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그를 진정시키고, 그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눈물의 나라는 이처럼 신비로운 것이었다.
그 대화로 나는 어느덧 부린왕자의 여자 친구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었다. 부린왕자는 마음을 가다듬고 소행성리에서 함께 지내던 여자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린왕자는 그렇게 그녀에게서 떠나온 것 같았다. 나는 부린왕자가 기차가 아닌 고속버스를 타고 자신의 마을에서 빠져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마을은 기차가 다니기에는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부린왕자가 소행성리를 떠나던 그날 아침, 그는 마을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았다. 늘 해오던 일이었지만 그날 아침에는 유난히 더욱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와 마지막으로 읍내에서 밥을 먹고, 버스터미널에서 서울로 떠나려고 했을 때, 그는 울음이 터져 나오려고 했다.
부린왕자의 마지막 인사에도 그녀는 말이 없었다.
그는 다시 한번 말했다. 그녀는 기침을 했다. 하지만 이것은 감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녀 역시 우는 모습을 부린왕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아주 도도한 그녀였다.
주석
1.
국평 : 일반적으로 전용면적 84제곱미터의 방 3개, 화장실 2개가 있는 아파트를 말하며, 이러한 면적의 평형대를 국민들이 선호한다고 하여 '국평' 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작가 소개

미스터 동글
동굴속에 숨어사는 INFJ형 부동산 투자자
저얼대 동그란 외모 아님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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