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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_ 나의 첫 부동산 그림

내가 부린이 였을 때, ‘부동산학원론’이라는 책에서 충격적인 사진을 하나 보았다. 그것은 아파트가 붕괴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그 아파트는 1970년도에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있던 5층짜리 (1)와우아파트였는데, 이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무려 34명이 죽고 40명이 다쳤다고 한다. 그 사진을 옮겨 그리면 아래와 같다.
그 책에는 사람들이 사는 집인 주거용 부동산은 ‘가정의 생활, 안정과 휴식의 공간으로 가장 중요한 장소.’라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집이란 존재가 내 삶에 미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연필을 꺼내어 내가 어린 시절에 살았던 아파트를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이것이 나의 첫 부동산 그림이다.
나는 이 집 그림을 주변에 있는 건물주들에게 보여주면서, 이 그림이 무섭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건물주들은 “오래된 아파트가 왜 무섭겠니?” 라고 대답했다.
내 그림은 단순히 오래된 아파트가 아니고, 지어진 지 30년이 훨씬 넘은 매우 낡은 5층짜리 아파트였다. 그래서 건물주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이 오래된 아파트는 안전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을 그림에 써넣고 다시 보여 주었다. 건물주들은 언제나 글과 숫자로 명확히 설명을 해주어야 하니깐.
나의 두 번째 그림은 이랬다.
건물주들은 이 그림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2)안전진단 D등급이라니, 이 아파트는 곧 재건축이 될 가능성이 높구나!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어서 사야겠어!”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안전하지 않은 아파트를 좋아하다니!’ 순진한 부린이였던 나는 건물주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건물주들은 내가 어디에 살던 누구와 살던 그런 안일한 마음은 집어치우고, 차라리 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아파트에 들어가 살면서 (3)몸테크를 하는 게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데 훨씬 더 좋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쓸데없는 그림을 그리고 앉아있을 시간에 부동산에 대해서 공부나 더 하고 (4)임장이나 더 다니라고 했다.
그 후로 부동산에 대해서 오랜시간 공부하고, 연구할 수 밖에 없게 된 나는 결국 부동산박사가 되었다. 닥치는 대로 모든 지역을 임장하고 다녔다. 부동산학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번 척 보는 것만으로도 (5)주거지역(6)상업지역을 쉽게 구별할 수 있었으니까. 그것은 건물의 높이와 면적에 따른 수익률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7)용적률(8)건폐율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익한 정보가 되었다.
임장을 다니면서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건물주들과 함께 하며 아주 가까이에서 그들을 보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건물주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좀 지혜로워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늘 휴대폰 갤러리에 간직하고 있던 내 첫 번째 그림으로 시험을 해 보았다. 그가 무엇을 알아보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대답은 언제나 ’재건축’이었다. 그런 때에는 부동산으로 말할 수 있는 가정의 행복이나 안정적인 삶 따위의 이야기는 그만두고, 그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토지지분, 용적률, 조합장, 시공사 선정 등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 건물주는 이렇게도 똑똑한 부동산박사를 알게 되었다며 무척이나 좋아했다.
주석
1.
와우아파트 : 1969년 서울시가 마포구 창천동에 지상 5층, 15개 동 규모로 건축한 아파트. 1970년 4월 8일, 준공한지 약 3개월 만에 한 동이 무너지며 사상자가 발생했다.
2.
안전진단 : 주택의 노후에 따라 안전성 등을 조사해 재건축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
3.
몸테크 : ‘몸’과 ‘재테크’를 합성한 신조어. 몸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노후 주택에서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기다리며 직접 거주하는 재테크 방식
4.
임장 : 부동산 물건은 물론 주변 정보(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조사하는 것
5.
주거지역 : 도시 내에서 주거의 기능을 위해 지정된 곳
6.
상업지역 : 도시 내에서 상업, 업무 등의 기능을 위해 지정된 곳.
7.
용적률 : 건축물 연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 건축물 연면적은 건축물 각 층의 바닥면적의 합계이다. 용적률은 건폐율과 함께 해당 지역의 개발밀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한다.
8.
건폐율 : 1층의 건축 바닥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 예를 들어 100평의 대지에 70평짜리 건물을 지었다면 건폐율은 70%이다.

작가 소개

미스터 동글
동굴속에 숨어사는 INFJ형 부동산 투자자
저얼대 동그란 외모 아님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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