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랩 투자자의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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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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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 화 _불효자는 웁니다. (feat.이리츠코크렙)

안주임의 아버지를 만난 그날부터 둘의 애정은 더욱 깊어졌고, 사랑이 무르익자 이제는 안주임이 이과장의 어머니를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몇 십년 만에 어머니를 찾아간 이과장. 그때 이과장의 어머니가 숨겨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는데……
안주임의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며 한바탕 사건을 치렀지만 그 사건은 도리어 우리의 애정전선을 더욱 강하게 묶어주었다. 우리의 감정은 어두운 밤에도 반짝이는 별들처럼 아름답게 흘러가고 있었다. 서로의 슬픈 과거가 행복이라는 물감으로 덧칠해져 갈 때 쯤 그녀가 물었다.
“그런데 이과장님의 부모님은 어떤 분이세요?”
“응? 우리 부모님?”
“네, 과장님도 가만히 보면 부모님 이야기는 안 하시더라고요.”
“응. 우리 어머니는 경기도 평촌에 혼자 살고 계셔. 아버지랑은 이혼을 하신지 꽤 됐어. 그래서 좀 말하기 그랬어.”
“아 진짜요? 과장님 집은 이혼이 집안 내력인가보다. 호호호.”
“그런가? 하하하.”
예전 같았으면 그녀의 톡 쏘는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녀의 이런 농담들이 그녀가 가진 과거의 슬픔들을 웃어 넘기기 위한 행동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나의 과거도 웃으며 넘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과장님 아버지 이혼 두 번 하신 것은 아니죠?”
“응. 한 번밖에 안 하셨어. 내가 알기론 그래. 지금은 잘 살고 계실 거야.”
“그럼 괜찮아요. 과장님도 두 번은 안 할 사람 같으니까요. 그런데 말 하는 것 들어보니 아버지랑은 자주 연락 안 하시나 봐요?”
“응. 연락 안 드린지 꽤 되었네.”
“과장님은 불효자구나.”
그녀의 말이 맞았다. 난 부모님과 자주 연락을 할 수 없었다.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신 그날 난 아버지를 따라서 엄마를 떠났다. 어머니는 집안 일을 하셨지만 아버지는 사업을 하시면서 항상 돈이 많으셨고, 난 아버지의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학창시절에는 나도 아버지처럼 멋지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집을 나가셨고,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내가 믿고 있었던 아버지가 그렇게 된 이상 난 다시 어머니를 찾아갈 면목이 없었다. 부모 조차 돈을 기준으로 선택했던 내 자신이 너무 미웠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를 들은 안주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과장님, 그래도 어머니는 과장님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이번 기회에 한번 찾아가는 것은 어때요? 아름다운 여자 만나서 진지하게 교제하고 있다는 좋은 소식도 알려 드리구요.”
그녀의 응원 덕분에 난 몇 십 년만에 어머니께 연락을 드렸고, 어린 시절 살던 그 동네로 어머니를 만나러 찾아갔다. 우리 가족은 평촌 신도시에 살았었다. 1990년대에는 최고급 아파트와 학원이 즐비하고 백화점까지 있는 최고의 도시였다. 집 앞 범계역에 있었던 뉴코아백화점은 뉴코아아울렛으로 이름을 바꿨고, 어머니와 자주 갔던 대형슈퍼마켓 킴스클럽은 아직도 그대로였다.
오랜만에 다시 와보니 아파트들은 30년이 넘어서 재건축을 추진 한다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지하주차장이 거의 없는 아파트 단지에는 수많은 차들이 아파트 사이 사이로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이 주차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어린 시절 뛰어 놀던 긴 아파트 복도를 지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띵똥”
‘어머니가 나를 보고 화를 내시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을 열고 어머니가 나오셨다. 어머니의 모습은 많이 늙어있었다.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가 평촌의 아파트는 최신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였으니까 그럴 법도 했다. 어머니는 나와 아버지가 떠난 이곳에서 외롭게 혼자 남아서 아파트와 함께 시간이 흐를수록 낡아지고 있었다.
“우리 아들 오랜만이네. 보고 싶었어. 많이 컸네.”
어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내 얼굴을 쓰다듬으시며 말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컸다는 단어는 잘 들을 수 없는 단어였지만, 어머니의 눈에는 아직 난 어린 아들로 보이는 것 같았다.
“네. 잘 지내셨어요?”
“응. 어서 들어와. 밥 먹자.”
어머니가 혼자 사는 집의 식탁에는 내가 좋아하던 소불고기와 된장찌개가 놓여있었다. 된장찌개를 보자 나를 응원해주는 안주임이 생각났다. 난 용기를 내서 어머니와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아버지가 집을 나가신 후 혼자 살아왔고, 군대를 다녀왔고,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녔지만, 무리한 투자로 이혼을 하게 되었고, 지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삼류 드라마 같은 내 삶의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어머니는 말씀 하셨다.
“고생했어. 우리 아들. 살면서 넘어질 일 없으면 좋지. 그렇게 편하게만 살면 얼마나 좋아. 그런데 넘어져도 괜찮아. 잘했어.”
“어머니는 저 안 미워요?”
“많이 보고 싶었어. 너무 보고 싶었는데 네가 안 와서 미웠어. 그런데 지금 이렇게 봤으니 괜찮아. 지금은 하나도 안 미워.”
“미안해요. 보란 듯이 멋지게 성공해서 살았어야 하는데, 이렇게 살아서.”
“난 내 아들이 쓸데없이 미안해하는 거 싫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넌 내 아들이고, 네가 살아온 삶으로 인해 내가 부끄러워하거나 슬퍼할 일은 없을 거야. 어떠한 경우에도 너는 내 아들이니까.”
오랜만에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집 밥을 먹으면서, 마음이 먹먹했다. 안주임 덕분에 그 동안 꼬여왔던 내 삶의 실타래가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처럼 하나씩 풀려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엄마도 열심히 살았어. 다들 떠나고 난 후에 파출부도 하고 청소도 했지. 그러다가 집 앞에 있는 뉴코아백화점 지하에 있는 킴스클럽 마트 정육코너에서 오랫동안 일했어. 시끌벅적한 마트에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 또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 어차피 동네 사람들이니까 외롭지 않게 일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어.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엄마도 나이가 들어서 그것도 힘들더라. 그래서 요즘은 쉬고 있어.”
“엄마 쉬고 있으면 생활비는 어떡해요?”
난 어머니께 용돈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어렵게 물었다. 그리고 준비해온 용돈 봉투를 가방에서 꺼내서 어머니의 밥그릇 옆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우리 아들이 다 커서 엄마 용돈도 주네. 좋다.”
“많이는 못 넣었어요. 이제 자주 찾아와서 엄마 챙길게요. 그 동안 못 와서 죄송해요.”
어머니는 봉투를 보시더니 미소를 지으시며 말했다.
“우리 아들. 엄마는 괜찮아. 더 이상 뉴코아백화점 킴스클럽에서 일 안 해도 그때 받던 월급처럼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으니까.”
“네? 엄마가 뉴코아백화점에서 월세를 받는다구요? 그게 무슨 말이예요?”
“우리아들 똑똑하게 잘 큰 줄 알았는데 아직 리츠는 모르나 보구나?”
“리츠 알죠. 그런데 엄마가 리츠 투자를 하신다고요?”
“응. 킴스클럽에서 일할 때 이제 이 일을 그만두면 어떻게 살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단골손님이 고기를 사면서 엄마의 고민을 듣더니 리츠에 대해서 알려주시더라고. 때마침 그 손님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범계역 앞에 있는 증권사 지점장님이었거든.”
“그래서요?”
난 급작스럽게 나온 리츠 이야기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가 뉴코아백화점에서 일하면서 거기에 항상 손님 많은 거 잘 아니까. 지점장님이 뉴코아백화점을 보유하고 있는 이리츠코크렙 리츠에 투자하면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하시더라고. 그런데 이리츠코크렙은 뉴코아 뿐만 아니라 NC백화점, 2001아울렛도 가지고 있다는 거야. 거기들 가보면 엄청 싸고 좋은 물건들이 많거든. 그래서 뉴코아백화점 퇴직하고 그때 받은 퇴직금을 이리츠코크렙에 투자해서 거기서 나오는 배당금으로 생활을 하고 있단다.”
“잘하셨어요. 어머니 고마워요. 오랜만에 만나도 이렇게 걱정 없이 어머니를 뵐 수 있게 해주셔서요. 정말 고마워요.”
리츠는 내가 살던 1990년대 신도시의 아파트처럼 늙어가는 나의 어머니께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드리는 효자였다. 엄마 속 썩이고, 사고 치다가 갑자기 나타난 진짜 아들인 나보다 리츠라는 투자 상품이 오랜 시간동안 더 안정적으로 어머니를 모셔온 효자 아들이었다.
다음화 예고 이과장의 어머니는 일을 그만둔 이후에 리츠에 투자해서 주기적으로 배당금을 연금처럼 받으시면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이과장은 리츠라는 투자상품에 감사함을 느끼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더 심도 있게 생각하게 된다.

작가 소개

조훈희 순수문학 등단작가 겸 부동산학박사. 부동산과 컨텐츠를 결합한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현)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부동산 투자 및 개발회사 대표 '부동산 투자, 농사짓듯 하라', '밥벌이의 이로움' 등 저자 전) 현대캐피탈, 코람코자산운용, CBRE Korea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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