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랩 투자자의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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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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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 화 _ 딸이 되는 하루 (feat.신한알파리츠)

이과장의 어머니는 오랜만에 나타난 아들의 모습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안주임으로 인해서 자신의 아들이 또 다시 상처를 받게 될 까봐 걱정되는 마음이 앞선다. 그런 이과장 어머니의 마음을 열게 된 것은 예상치도 못한 식탁 위의 상추 한 장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시간이 지나도 어머니는 마음의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 나는 무슨 말을 해서라도 안주임과 어머니 사이에 있는 이 불편한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우리는 각자 말 없이 고기를 먹었고, 수저와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만 공간을 채울 뿐이었다. 그렇게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서 멍한 표정으로 식탁 위의 상추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상추, 상추, 상추” 라며 혼자 말을 중얼거렸고, 안주임도 이 분위기가 힘들었는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오빠, 왜 그렇게 상추를 찾아? 상추가 무슨 ‘상장리추’의 줄임말이라도 돼?”
안주임의 그 말을 듣자 어머니께서는 갑자기 된장찌개를 떠먹으시던 숟가락을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서는 놀란 눈으로 안주임을 바라보셨다.
“아가씨, 지금 뭐라 그랬어요?”
“아. 네, 어머니, 요즘 오빠랑 매일 스터디하는 상장리츠에 대한 개그였어요. 상장리츠를 줄여서 상추. 혹시 제 개그가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지금 그 재미없는 개그가 문제가 아니에요. 어떻게 상장리츠를 알아요? 젊은 아가씨가 그걸 벌써 어떻게 알아요?”
”네? 저는 예전부터 리츠의 이점을 알고 투자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요즘 오빠랑 스터디 하면서 투자하고 있는 것이 상장리츠 주식이기도 하고요.”
“뭐예요? 상장리츠 투자를 한다고? 어디 한번 계속 말해봐요.”
“지금 어머니랑 식사를 하고 있는 이 빌딩은 제가 근무하고 있는 빌딩이기도 하지만, 사실 저는 이 빌딩에 투자한 신한알파리츠의 주주이기도 해요.”
“그래서?”
“신한알파리츠는 연면적 3만평이 넘는 초대형 빌딩인 ‘그레이츠판교’에 투자했어요. 물론 우량한 임차인이 입주해있고, 판교역과 이어져 있는 우수한 입지를 자랑하죠. 그 뿐만 아니라 서울 도심권역의 그레이츠청계, HSBC빌딩, 트윈시티남산, 신한L타워, 와이즈타워, 강남권역의 삼성화재 역삼빌딩, 캠브리지빌딩 등 주요 권역에 위치한 대형 빌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리츠죠. 우수한 입지의 대형 빌딩일수록 우량한 임차인이 입주하기 때문에 배당에 따른 안정성도 높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안주임의 설명을 듣는 어머니의 눈동자는 무서운 매의 눈에서 순한 강아지의 눈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아들아. 이 아가씨가 이렇게 똘똘한 리츠 전문가라고 왜 미리 이야기하지 않았니? 지난번에 만났을 때 내가 이리츠코크렙에 투자해서 배당금을 쏠쏠하게 받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어? 리츠에 대해서 이렇게 잘 알고 있는 아가씨라면 난 더 볼 것도 없이 믿음이 간다.”
“어머니, 아까 전 만 해도 쌀쌀 맞으셨던 태도는 어디 가신 거예요?”
어머니는 리츠에 대해서 똑 부러지게 설명하는 안주임의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완전히 마음을 여신 것 같았다.
“응. 난 이번에도 우리 아들이 지난 결혼처럼 실수 할 까봐 그랬지. 내가 우리 며느리에게 큰 실수를 했구나. 난 우리 며느리 좋다. 인상부터 성품까지 아주 좋아.”
“며느리요? 우리 어머니도 참…… 며느리라니요. 속상해요. 그냥 우리 딸이라고 해주세요. 호호호.”
“그럼 그래도 될까?”
“네 어머니. 그럼 오늘은 새로 생긴 예쁜 딸과 데이트 어떠세요? 그레이츠판교 빌딩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임차인의 편의를 위한 리테일 시설이 정말 잘 되어 있어요. 이렇게 멋진 식당과 커피숍 뿐만 아니라 초대형 헬스클럽, 패션잡화점, 치과, 성형외과, 마사지샵 등 없는 것이 없죠. 이 빌딩에서 일하기가 얼마나 좋은데요.”
“그러니? 난 그런 것들까지는 못 봤어. 우리 같은 노인네가 어디 볼 줄 알아야지.”
“그래서! 쨔잔. 어머니와 함께할 데이트 코스를 모두 예약해놨지요. 밥 먹고 같이 마사지샵에서 발 마사지도 받고, 병원 가서 보톡스도 맞고, 리프팅도 받아요. 그리고 미용실에서 같이 머리도 해요. 어머니는 이미 충분히 아름다우시지만 오늘 조금 더 관리 받으시면, 어디 가서 우리 언니 소리 들으실 것 같아요.”
“언니라니, 호호호. 얘가 진짜 못하는 말이 없구나. 리츠를 잘 알아서 똑똑한 줄만 알았는데 말하는 것도 어쩜 이렇게 예쁘니? 우리 며느리는 신한알파리츠의 그레이트 판교 빌딩 이름처럼 진짜 그레이트다! 그레이트야! 아들아 넌 어디서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났니?”
“어맛! 어머니, 벌써 두 개나 틀리시면 어떡해요. 이 빌딩 이름은 그레이트(Great)가 아니라 그레이츠(GREITS)예요. Great와 REITS의 합성어로 그만큼 상장리츠가 좋은 빌딩에 투자했다는 의미가 있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저는 어머니의 며느리가 아니라 딸이랍니다. 호호호.”
“그래그래. 똑 부러지게 예쁜 우리 딸. 너무 고맙다. 그럼 우리 함께 데이트를 떠나볼까?”
어머니와 안주임은 식당을 나오면서부터 팔짱을 끼고 다녔다. 그레이츠판교 빌딩의 여기저기를 누비며 데이트를 하는 두 여자의 뒤를 쫓아 열심히 가방을 들고 다녔지만 난 더없이 행복했고, 안주임에게 고마웠다.
다음화 예고 얼음처럼 차가웠던 이과장 어머니의 마음은 리츠를 통해 풀어지고, 안주임과 이과장의 애정 전선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맑기만 하다. 하지만 이제 가장 어려운 숙제인 같이 살 신혼집을 구하는 일이 남아 있다.

작가 소개

조훈희 순수문학 등단작가 겸 부동산학박사. 부동산과 컨텐츠를 결합한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현)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부동산 투자 및 개발회사 대표 '부동산 투자, 농사짓듯 하라', '밥벌이의 이로움' 등 저자 전) 현대캐피탈, 코람코자산운용, CBRE Korea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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