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차에서는 리츠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K리츠는 누가 운영하고 관리할까요? 부동산운용사 혹은 리츠 전문 운용사 등의 간판을 단 자산관리회사(AMC)가 실질적인 운용을 담당합니다. 달리 말하면 리츠가 AMC에 운영과 관리 위탁을 한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상장 리츠를 ‘위탁관리리츠’라고 부르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AMC는 리츠로부터 운영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습니다.
수수료의 종류는 여러 가지입니다. 일반적인 펀드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산 규모에 따라 지급되는 기본적인 운용보수, 자산 매입과 매각 시 일정 요율에 해당하는 수수료가 추가 지급됩니다. 당연하게 자산 규모가 클수록, 매입 매각이 많을수록 나가는 돈은 많아집니다. 일부 리츠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츠의 과도한 자산편입과 유상증자의 의도를 비판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출처 :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SPI) 리츠정보시스템
🏙️ 같은 듯 다른 자산관리회사(AMC)와 리츠 형태
리츠 AMC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종류부터 살펴보면, 독자적인 법인을 통해 리츠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곳과 기존 운용사 안에 리츠 조직을 운영하는 곳이 있습니다. SK리츠운용, 신한리츠운용, ESR켄달스퀘어리츠운용, 디앤디인베스트먼트 등은 그룹 산하 운용사와는 별도의 하우스입니다. 반대로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신탁 등은 기존 운용사 안에 리츠 조직을 운영하는 곳들입니다. 단, 두 유형의 AMC 모두 주요 업무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당연히 AMC는 상장 리츠를 운용하는 것이 핵심 업무입니다. 각 운용사가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밸류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의 운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들 AMC는 리츠 운용을 통해 발생하는 수수료가 회사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하우스별 요율과 규모는 상이하지만, 기본적인 운용 수수료와 매각매입에 따른 성과보수 등을 받습니다.
출처 :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SPI) 리츠정보시스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SPI 리츠정보시스템을 이용해 AMC의 수수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신한알파리츠와 신한서비티앤디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등을 운영하는 신한리츠운용의 경우 2024년 역대급 실적이 예상됩니다. 리츠로 자산인 용산더프라임타워를 매각했고, 광화문G타워, GS건설 서초타워, 서소문 씨티스퀘어 등 복수의 자산을 매입했기 때문입니다. 성과보수를 통한 수수료 수입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츠와 AMC 공생 관계는 위탁관리리츠라는 표현으로 귀결됩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21개 상장리츠 가운데 기업구조조정리츠가 1개 있는데요. 이랜드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설립된 이리츠코크랩리츠입니다. 외형상 구조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신규 자산 편입 등의 측면에서 위탁관리리츠와 비교했을 때 유연하지 못합니다.
출처 : 이지스자산운용
🌏 나라별로 리츠 구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리츠 시장이 더 큰 미국은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자기관리리츠라고 불리는 구조로, 리츠가 별도의 AMC 없이 직접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리츠의 역사가 긴 만큼 자기관리리츠의 비중이 늘어난 영향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장 형성 초기에는 위탁관리리츠, 성장기에는 자기관리리츠가 많습니다. 실제로 각 시기에 더 부합하는 구조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위탁관리리츠와 자기관리리츠 모두 뚜렷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구조만으로 좋고 나쁨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는 위탁관리리츠 중심입니다. 개발사인 스폰서가 리츠에 지분을 투자하고, 스폰서 계열 AMC가 리츠를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북미 또는 유럽 일부 지역의 경우 자기관리리츠의 비중이 높습니다.
🎯 국내외 리츠 관련 지수, 중심엔 ‘FTSE EPRA Nareit’
리츠의 기업설명회(IR)에서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글로벌 지수 편입 계획입니다. 글로벌 리츠 지수 편입은 곧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된 외국 패시브 자금 유입을 의미합니다. 이때 국내나 해외 모두 리츠의 규모(시가총액)가 주요 편입 요건이 됩니다. 때문에 지수 편입을 위해 대형화를 외치고, 대형화를 위해 신규 자산편입과 유상증자를 외치게 됩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지수는 유통가능물량, 영문보고서 등 여러 충족 요건이 있습니다.
출처 : SK리츠의 2023년 IR 자료(2022년말 FTSE 지수 편입)
글로벌 지수 가운데 가장 존재감이 큰 것은 FTSE EPRA NAREITS입니다. 현재 K리츠 상위권 종목인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등 5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년 1곳, 2021년 2곳, 2022년 1곳, 2023년 1곳, 2024년 1곳 등 차례로 진입했으며, 시가총액 5위권 내 리츠이기도 합니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 상승도 이뤄졌습니다.
출처 :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SPI) 리츠정보시스템
‘KRX 리츠 TOP 10 지수’와 같은 국내 지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위상이 높지 않습니다. 리츠 선진국만큼 종류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곳들이 많습니다. 물론 소형 리츠로 분류되는 곳이나 펀드 투자 비중이 높은 재간접리츠 등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는 국내 ETF가 추종하는 다른 지수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다만 국토부가 ETF의 재간접리츠 투자를 허용해 주기로 한 만큼,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가 소개
김시목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