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에는 정답이 없어요. 투자자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도 다르죠. 누군가는 1-2가지 종목으로 단타 시장을 노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고 1-2년 묻어두는 걸 선호해요.
요즘 전업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해요. 주식 투자를 직업으로 삼겠다는 건데 저는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전업투자자가 되는 게 맞는 건가 의문이 들어요. 왜냐하면 투자 시장은 롤플레이가 아니거든요. 지금 전업투자자가 되기로 마음먹는다고, 투자를 잘하게 될까요? 스키를 타거나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것처럼, 계속 하다 보면 주식도 잘하게 될까요?
스포츠와 주식은 다른 성질의 것이에요. 스키나 스케이트는 열심히 하다 보면 자기 몸을 제어할 수 있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요. 자기 자신 외에는 외부 변수가 별로 없으니까요. 하지만 주식 시장은 나와 상관없는 외부 변수로 가득한 곳이에요. 과연 비전문가가 ‘고립’에서 출발하는 것이 이런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 중 하나일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주식 투자에 관심 있다면 자기 일을 하면서, 자기 업무 분야에서 투자처를 찾아보는 것이 가장 빠르게 배우는 길이예요. 경력을 쌓아갈수록 자기 전문 분야에는 혜안이 생길 거예요. 이 분야에서 누가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는 눈, 그건 현장의 짬처럼 정확한 게 없어요. 해당 사업의 ‘변수’에 대한 감각이 필드처럼 첨예한 곳은 없기 때문이죠.
저는 리테일 트렌드를 분석하면서 주식 투자를 해요. 제가 스터디한 트렌드가 맞는지 확인하고, 어디서 문제를 일으키는지 확인할 때 주식만큼 좋은 창구는 없어요. 제 예측이 맞을 때는 맞는 대로, 잘 안 맞았을 때는 안 맞는 대로 통찰이 깊어진답니다. 통찰이 깊어지면 분석의 깊이를 더할 수 있고, 분석의 깊이가 더해질수록 예측은 예리해져요.
주식이 잘 된다면, 현업이 효율적인 부업처럼 느껴질 거예요. 또한 현업이 잘 된다면 주식이 효율적인 부업처럼 느껴지죠.
올 한 해 저의 수익률은 40% 좀 안되는 정도로 마감될 듯해요. 8월에는 수익이 훅 하고 줄어들었던 적도 있었고, 한 달 전엔 훅 하고 늘어 기뻤던 적도 있었죠. 일부 크게 오른 주식들은 회수를 했고, 새로 투자를 시작한 주식도 있어요.
만약 제가 은퇴를 한다면 전업투자자로 살 수 있을까요?
글쎄요. 그건 너무 자신 없는 일이에요. 필드를 떠나서 무뎌진 감각으로 이 시장에서 승부할 만큼의 금융 전문가가 아닌 것이죠. 어차피 투자를 위해서라도 저는 엄청난 스터디를 해야 할 거고, 그렇다면 스터디하는 김에 트렌드 미디어도 함께 운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전문 투자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랍니다. 그들은 다른 차원에서 정보를 접하고 판단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이 전문 투자자가 되기까지는 온 경력을 갈아 넣는 과정이 있었다는 걸 쉽게 생각하면 안 되어요. 비전문가도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지금 모든 것을 그만두고 주식 투자에 올인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새해에 여러 계획이 있으시지요? 2025년엔 모두 모두 일하며 배우는 주식 투자에 한 걸음 다가가셨으면 좋겠네요.
작가 소개
김소희
'데일리트렌드'라는 리테일/커머스 트렌드 미디어를 운영 중입니다.
취미로 리테일/커머스 관련 주식투자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