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랩 투자자의 첫 걸음
home
재테크 용어 해설집
home
🌤️

6화. ‘차입 금리 3.5%’, 고금리 시대 뚫은 신용등급의 힘

우리가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대출 규모나 금리 등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개인의 신용도, 즉 신용등급입니다. 개인 신용이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 대출 규모와 금리가 정해지죠. 일반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 계열사와 중소기업의 대출 규모와 금리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리츠 역시 같습니다. 리츠가 채권을 발행할 때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조달 규모나 금리 등의 여건이 좋고, 반대로 신용등급이 낮으면 조건이 나빠집니다.
*신용등급(AAA~D), ⓒ한국기업평가
리츠의 재무 건전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여러 지표가 있습니다. 이 지표들은 신용등급 평가의 개별 기준이기도 합니다. 전체 자산 가운데 차입금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는 차입의존도, 이자 대비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외부 차입금 대비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등 다양합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차입의존도와 LTV 등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 우량 신용등급이 최저비용 차입의 원천

올해 하반기 K리츠 시장에서는 SK리츠와 롯데리츠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입 금리가 화두였는데요. sk리츠가 1,5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3.5% 안팎의 금리로 조달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실물 부동산 시장에서의 오피스 담보 금리가 4.5% 안팎임을 생각했을 때 1%가량 낮게 조달된 수준입니다. 1,000억 원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10억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이런 조달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AA급이 붙은 우량 신용등급 덕분입니다.
*SK리츠의 채권 발행 조건
현재 AA급 신용도가 붙은 회사채는 SK리츠와 롯데리츠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SK리츠(‘AA-‘)가 유일한 AA급입니다. 통상 회사채는 담보가 없는 무보증 사채를 말합니다. SK리츠의 경우엔 별도의 담보가 없어도 AA급입니다. 롯데리츠는 실제 등급은 ‘A+’이지만, 담보를 설정해 AA급으로 상향된 평가를 받습니다. 리츠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담보를 설정하면 등급은 한 단계 상향됩니다.
K리츠 대부분은 A급에 포진합니다. 롯데리츠를 제외하면 한화리츠 역시 ‘A+’를 받고 있는데요. ESR켄달스퀘어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KB스타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두 단계 낮은 ‘A-‘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NH리츠운용의 리츠들은 아직 신용등급이 없습니다. 점진적으로 신용등급 상향 혹은 확보에 나서는 사례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일반적으로 AA급과 A급을 가르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업과 재무 측면, 그리고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 등 다양합니다. 리츠의 경우도 조금씩 특성이 반영되고 있지만 큰 틀에선 비슷합니다. SK리츠와 롯데리츠가 나란히 자산 규모 1,2위에 대부분 우량 임차인을 두고 있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기업 브랜드, 계열사 중심의 임차인 구성 등도 종합적으로 반영됩니다.
AA급과 A급이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받는 대우는 앞서 언급한 대로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대출 규모와 금리 등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AA급을 제외하면 A급 리츠들이 채권시장에서 메리트를 찾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 기업들 역시 비슷합니다. 회사채 금리보다 담보대출 금리가 낮다면 굳이 회사채 발행에 나설 유인은 떨어질 수밖에 없죠.
*SPI 리츠정보시스템에서 확인가능한 신용등급

🍰 리츠는 자산가치 대비 얼마나 빚을 지고 있을까

차입의존도는 리츠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LTV(자산 대비 차입의 비중)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통상 차입 정도를 알아보는 지표로 LTV를 많이 활용하는데요. 차입의존도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자산 가운데 담보대출, 사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합니다. SPI에 공개된 차입의존도의 자산은 모두 최근 감정평가액을 반영한 데이터입니다.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준입니다.
K리츠의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SK리츠는 현재 60%에 육박하는 차입의존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자산 규모 1위의 이면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난 2년 동안 대형 자산을 연거푸 편입하면서 외부 차입을 크게 늘린 결과 차입 비중이 높습니다. 반면 롯데리츠는 별다른 액션 없이 자산가치가 늘면서 차입의존도는 40%를 밑돌고 있습니다. 개별 리츠 역시 각각의 히스토리가 있습니다.
*SK리츠의 부분별 평가 결과, ⓒ한국기업평가
사실 차입의존도 혹은 LTV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리츠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K리츠의 높은 LTV 비중은 항상 위기 시에 거론되기도 하죠. 때문에 궁극엔 비중 허들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리츠 역시 과거 차입의존도가 상당히 높았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 비중을 줄이는 노력을 통해 50% 아래로 크게 낮췄습니다. 빚이 많다는 건 그 자체로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작가 소개

김시목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 전체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