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에서는 3층 연금제도에서 우리가 직접 납입하고 운용까지 해야 하는 계좌 두 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IRP는 노후를 위해 연금 자산을 쌓아 나가는 계좌입니다. 기능은 유사하지만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 두 계좌를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IRP, 이 점은 같습니다
① 세액공제율, 16.5% 또는 13.2%
개인이 매년 연금계좌에 자기부담금을 납입할 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두 계좌 모두 총급여 5,500만원(근로소득 외에 다른 소득이 있다면 종합소득 4,500만원이 기준)을 기준으로 초과일 경우 13.2%, 이하일 경우 16.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합니다.
② 연금 수령 또는 해지 시 적용되는 세율
만 55세 이후 세액공제 받은 자기부담금을 연간 1,500만원 이하로 연금 수령을 할 때 5.5%~3.3%의 연금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연금 수령의 경우 다른 소득에 따른 세율보다 훨씬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저율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인데요. 부득이하게 연금이 아니라 일시금으로 받고자 계좌를 해지하면 세액공제를 받은 자기부담금과 운용 수익에 대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됩니다.
③ 연간 납입 최대한도 1,800만원
두 계좌는 개인이 연간 연금 계좌에 납입할 수 있는 최대한도인 1,800만원을 공유합니다. 두 계좌 중 하나에 연간 납입 한도를 1,800만원으로 설정해 두면 다른 계좌는 납입 가능 금액이 0원입니다. 따라서 두 계좌를 함께 활용하고자 한다면 1,800만원 한도 내에서 계좌별 연간 납입 한도를 설정해야 합니다.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IRP, 이렇게 다릅니다
① 가입 대상에 차이 존재
연금저축펀드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나 은퇴한 70대 시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계좌입니다. 이와 달리 개인형IRP는 근로소득자 또는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자영업자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② 세액공제 한도의 차이
두 계좌에 연간 세액공제 한도가 다릅니다. 연금저축펀드는 600만원, 개인형IRP는 900만원입니다. 따라서 연금저축펀드에 900만원을 납입한다고 해도 300만원은 그 해에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연금계좌를 활용해 연금 자산을 모아 나가며 연간 최대한도인 9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고자 한다면 연금저축펀드에 600만원, 개인형IRP에 300만원을 납입하거나 개인형IRP에 900만원을 납입해야 합니다.
③ 투자대상과 투자한도의 차이
연금저축펀드는 투자대상과 투자 비율의 제한 없이 공격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계좌입니다. 주식형 상품에 100%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죠. 반대로 개인형IRP의 경우 최소 계좌 잔액의 30%는 안정형 자산으로 분류된 예금과 같은 원금 보장형 상품 또는 채권형 상품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즉 개인이 주식형 펀드나 ETF로 계좌 평가액 전부를 운용하고 싶어도 최대 70%까지만 가능합니다. 운용에 제한이 있는 것이죠.
④ 원금 보장 상품의 유무
연금저축펀드는 투자 대상과 투자 비율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원금 보장 상품이 따로 없습니다. 따라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연금 계좌를 운용하고자 하는 개인에게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형 IRP의 경우 정기예금, ELB, GIC 등 다양한 원금 보장 상품을 선택해 운용할 수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ELB
•
증권사에서 자신의 신용으로 발행하는 파생결합사채로 원금 보장형 상품의 하나이다.
GIC
•
납입 당시의 확정 이율로 보증기간 동안 이자를 지급하는 보험사 운용 상품이다.
⑤ 중도 인출 가능 여부
연금저축펀드의 경우 자기부담금으로 납입한 금액 중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않은 납입액(=세액 비적격)은 연금 개시를 하지 않아도 수시 입출금이 가능합니다. 반면 개인형IRP의 경우 연금을 개시하거나 계좌를 해지해 일시금으로 찾는 것 외에는 계좌에 있는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연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오랫동안 자금이 묶인다는 생각이 먼저 들 텐데, 연금저축펀드는 이 부분에서 중도인출이라는 매력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⑥ 담보대출 가능 여부
연금저축펀드는 평가액의 50~60% 한도로 담보대출이 가능합니다. 다만 ETF가 아닌 펀드로 운용 중일 경우에만 가능한데요. 세액공제를 받은 자기부담금이라 중도인출이 불가능한 자금의 경우 담보대출을 통해 자금 유동화를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개인형IRP는 담보대출이 불가능합니다.
[한눈에 비교하기] 연금저축펀드 VS 개인형 IRP
두 계좌 중에서 더 유리한 계좌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연금 계좌를 운용하는 목적이나 기대 운용 기간, 기대 수익률, 계좌 개설 가능 여부 등 조건이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죠.
긴 시간 동안 공격적인 운용을 목적으로 한다면 100% 위험자산에 투자가 가능하면서 중도 인출도 가능해 운용 중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가 적합할 것입니다. 반대로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자산 중심의 운용을 원한다면 개인형IRP가 적합하겠죠. 물론 두 계좌 중 반드시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두 계좌를 모두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IRP 모두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고 반드시 납입해야 하는 약정금액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연금 운용의 첫 단계로 계좌를 개설하고 적은 금액이라도 납입해보면 어떨까요?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연금의 키워드는 장기간 유지하며 운용하는 것이니까요.
작가 소개
수미숨
실거주 똘똘한 한 채와 연금 자산 형성에 진심인 평범한 직장인 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