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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용어 해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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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K리츠 평균 P/FFO 17배, 이보다 높거나 낮다면?

앞선 4화에서는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P/NAV’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리츠의 가치평가 지표가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P/FFO’입니다. 일반 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 지표인 PER에 상응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PER에서 이익을 의미하는 E(Earnings)를 리츠는 FFO가 대신한다고 보면 쉽습니다.
그렇다면 개별 리츠들의 ‘시가’가 가미된 P/FFO를 통해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PER이 일반 기업에서 고평가 혹은 저평가를 가늠하는 주가의 적정성 정도를 짚어볼 수 있다면, P/FFO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리츠가 벌어들이는 꾸준한 이익창출력 대비 주가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 형성되어 있고, 해당 수준이 적정한 지를 일정 부분 판단할 수 있습니다.
ⓒSPI 리츠정보시스템

🍰 왜 FFO를 이해해야 하는가

P/FFO는 P/NAV와 마찬가지로 리츠라는 자산의 특성을 반영한 가치 평가 지표입니다. FFO를 풀어 쓰면 ‘Funds From Operations’인데요. 말 그대로 자산운용에서 나오는 이익을 의미합니다. 핵심은 다른 요인을 배제하고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창출되는 이익 수치를 뽑아낸다는 부분입니다.
일반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고, 일회성 손익에 따른 차익분을 더해주는데요. 차익이 마이너스일 경우에 차감합니다. 감가상각비 차감에 대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회사 직원들이 일을 하면서 사용하는 컴퓨터의 가격은 매년 내려가는데요. 실제 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제표에는 반영해야 하므로 기업은 매년 순이익에서 떨어지는 컴퓨터 가격을 차감합니다.
그러나 리츠의 경우 부동산의 특성상 감가상각으로 이익이 낮게 계산될 뿐 아니라 일회성 이익인 매각차익 등이 포함되어 적합한 이익과 거리가 생깁니다. 이에 당기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와 일회성 손익의 영향을 배제해 영업 성과를 보다 적절하게 표시하는 것이 FFO입니다.
당기순이익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에서 특별손실(영업활동이 아닌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손실)과 법인세 등을 뺀 것입니다. 기업이 일정 기간동안 영업활동뿐 아니라 영업 외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의미하는데요. 총수익에서 총비용을 제외하고 법인세까지 납부한 후 남은 최종 순이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 자산의 특성상 감가상각비가 반영되어야 할 필요성은 상당히 낮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매각에 따른 차익분 역시 항상 발생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합니다. 투자자산의 임대수익이 얼마나 ‘일정하고, 꾸준하게’ 발생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목적에 충실합니다.
P/FFO를 구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FFO는 사업보고서에 공시되는 당기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를 다시 더하고,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는 방식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고려 항목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단순화해 설명하겠습니다. FFO를 분모로 하고, 분자에 현재 시가총액을 올리면 배수가 나오게 됩니다. 리츠가 벌어들이는 창출 수익 대비 주가가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셈이죠.
물류 공룡이자 글로벌 톱티어 리츠인 프롤로지스는 FFO를 활용해 의미 있는 시그널을 전달했습니다. 프롤로지스 P/FFO가 19배인 반면, 데이터센터 골리앗 에퀴닉스의 지표는 20~30배인 점을 들었습니다. 물론 섹터를 비롯한 주요 포트폴리오의 차이도 있지만, 핵심은 이들과 비교하면 아직 잠재 매력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이벤트였죠.
ⓒ삼성증권

🍕 개별 K리츠 FFO 들여다보기

K리츠의 사례를 통해 FFO를 더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P/FFO가 높게 형성된 리츠는 삼성FN리츠인데요. 무려 46배를 상회합니다. 5,000원 안팎의 주가는 삼성FN리츠가 벌어들이는 주당 FFO의 46배 수준이라는 말과 동일한데요. 다른 리츠가 10~20배가량에 머문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고 부담스러운 수준이기도 하죠.
ⓒSPI 리츠정보시스템
ⓒSPI 리츠정보시스템
반대로 시장 평균 대비 P/FFO가 낮은 곳 중 하나인 신한서부티엔디리츠도 살펴보겠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10배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주가 회복으로 15배 수준으로 상승한 수치입니다. 삼성FN리츠와 달리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P/FFO가 15배에 불과합니다. 이는 시장 평균치(17배) 보다도 낮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리츠의 P/FFO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각각의 주가 수준 대비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의 높고 낮은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역으로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대비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낮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적어도 기발표된(사업보고서상 공시된) 관점에선 그렇습니다. 다만 이 외에 성장성과 잠재력, 그리고 무형의 기대감 등이 주가에 반영될 수도 있죠. 기업과 섹터의 PER이 항상 이성적이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마지막으로 K리츠의 P/FFO는 P/NAV와 마찬가지로 한계점이자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FFO 산식은 이론적으로는 단순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리츠들이 통일된 기준 아래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기 때문에 일원화해서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리츠 업계에서 공통의 언어로, 공통의 양식에 기반한 회계처리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는 P/NAV의 한계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작가 소개

김시목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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