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는 투자 상품입니다. 당연히 본격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지표, 확인해야 할 항목들이 많죠. 그런데 저는 지표보다 먼저 부동산 가치 평가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리츠는 부동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이 가지는 가치에 따라 리츠의 투자 지표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의 원리, 거래와 가격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체제에서 살고 있습니다. 모든 재화는 시장에서 거래되며 물건에는 저마다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죠. 직장인들이 먹는 점심도, 로망을 자극하는 포르쉐 타이칸이나 에르메스 버킨백에도 가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가격과 거래는 자본시장의 기본 원리인 것이죠.
이는 투자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우선 주식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주식투자에 입문하는 사람들의 실수 중 하나가 ‘주가’만 보고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물건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직 가격만 보는 것이죠. 그런데 가격은, 상대적입니다. 아마존 주식이 180달러면 저렴한 것이고, 220달러면 비싸다고 하는데 주식분할 전 아마존의 주가는 3,000달러가 넘었습니다. 그때는 3,000달러이고 지금은 210달러인데, 이렇게 비교하면 싸다고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그만큼 가격은 숫자만 보고 절대적으로 생각할 항목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투자하는 회사가 가진 가치를 먼저 알아야 가격이 적정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에 판단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집니다. 원가 방식, 수익 방식, 비교 방식이 있습니다. 감정평가사가 물건을 평가할 때 이중 하나를 주된 평가방법으로 활용합니다. 감정 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라 평가가 이뤄지죠. 조금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자산의 가치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아 두는 것은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원가 방식입니다. 투입한 원가가 얼마인지가 중요합니다. 특정시점에 다시 건물을 짓는데 발생하는 비용을 가정해 감가수정(평가자의 주관이 들어가긴 하지만 감가상각과 비슷한 개념)해 부동산 가치를 계산합니다. 이 사례로는 은마아파트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에 입주했고, 현재 기준으로 약 40년이 지났습니다. 2024년에 다시 짓는다고 가정하면 79년 당시가 아닌 2024년의 건축비가 적용되겠죠. 그리고 약 40년의 감가율을 적용합니다. 이렇게 되면 건물가치는 미미하거나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원가방식에 따라 30억에 거래되는 은마아파트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사실상 토지 가치만 남습니다.
두번째는 수익방식입니다. 투자를 했을 때 얼마를 벌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부동산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을 토대로 부동산의 가격을 추정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월 50만원씩 월세가 나오는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정기예금의 금리가 약 6%라고 한다면, 적어도 오피스텔 가격이 1억쯤 되겠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셋째는 비교 방식입니다. 지금 시장에 내가 가진 부동산을 내놓으면 얼마에 거래되는가를 기준으로 했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거래사례를 비교해 부동산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죠.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우리 집 옆 아파트인 힐스테이트 32평형이 10억에 거래된다면 우리 집도 약 10억원 정도의 거래가를 가진다고 추정하는 것이죠. 해당 부동산에 인접할수록, 조건이 비슷할수록, 거래시점이 가까울수록 가격 추정의 정확성은 올라갑니다.
다음화에서는 리츠 투자를 위한 지표들을 알기 전에 부동산 가치 평가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작가 소개
김고양
필명을 사용해 글을 쓰고, 리츠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부동산을 관찰하고 탐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