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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리테일링, 심장 쫄깃했던 100주 매입

요즘 제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또 하나의 종목은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이에요. 유니클로와 GU를 운영하는 글로벌 SPA 패션 그룹이죠.
많은 분들이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 IT 테크주 중심으로 시작하지만, 실은 패션 뷰티주 또한 테크주 못지 않은 성장세를 자랑할 때가 많아요. 2024년 9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애버크롬비 & 피치(Abercrombie & Fitch / 뉴욕증권거래소(NYSE) : ANF)의 주가는 약 180% 상승했고, Gap Inc.(뉴욕증권거래소(NYSE) : GPS) 주식은 약 100% 상승했어요.
패션 뷰티는 ‘트렌드’를 타는 산업이고, 어떤 브랜드가 소위 ‘뜬다’싶으면 매출과 주가는 무섭게 따라붙어요. 이 분야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높은 수익을 노려보기 좋은 종목들이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저는 Abercrombie & Fitch와 Gap 모두에 투자하지 않았답니다. 대신 제가 선택한 건 Fast Retailing이었어요.
투자를 할 때에는 회수시기에 대한 기준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목표가를 얼마로 두고 그에 도달하면 매각하겠다든지, 아니면 적어도 5년은 보유할 주식을 찾는다든지 하는 방식이죠. 저는 늘 5년이상 보유할 주식을 찾고 있어요. 사실 저에게는 주식의 변동상황을 매일 꼼꼼히 트래킹할 시간적 여유가 없답니다. 미디어를 운영한다는 건 꽤 바쁜 삶이거든요. 그렇기에 길게 보유할 수 있는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죠.
패션주는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식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Elf Beauty의 주식은 1년전 112불로 시작해 올해 7월 200불을 넘으며 정점을 찍었지만, 약 2개월이 지난 9월 기준으로 다시 114불로 주저 앉은 상황이에요. 이렇게 변동의 폭이 크기 때문에 패션 뷰티 주에 투자하려면 부지런히 주식을 트래킹할 수 있어야 해요.
패스트리테일링은 트렌드를 타지 않아요. 트렌드 성향 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제조업 성향, 소비재(CPG) 성향을 더 많이 가진 독특한 의류브랜드예요. 제가 이 브랜드에 투자하겠다는 결심을 한 건, 이 기업이 미국과 유럽으로 유통망을 늘리면서 뉴욕과 유럽의 플래그십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할 무렵이었어요. 유니클로가 서구세계를 공략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그때에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더군요.
판매시장이 일본, 한국, 중국에 국한되었던 유니클로는 개척되지 않은 또 다른 큰 시장에 닻을 내리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 한결 가난해진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은 유니클로가 제공하는 고품질의 저렴한 생활복에 만족하기 시작했죠.
이 주식에 투자할 때 가장 큰 허들은 한 번에 100주를 사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도쿄거래소 주식들은 코드 숫자로 구분합니다. 참고로 패스티리테일링은 9983 입니다). 하핫. 일본 도쿄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들 중에서는 조금 사서 간을 보고 주식을 늘릴 수가 없는, 100주씩 사야 하는 주식들이 많아요. 한 번에 한 종목에 3천만원 넘는 돈을 투자하기엔 작은 돈을 굴리는 개인투자자에겐 심장이 좀 쫄깃하더군요.
자주 들여다보지 않지만 Fast Retailing의 주가는 그간 꾸준히 올라주었어요. 주가는 현재 47,000원대로, 제 계좌에 40% 가까운 수익률을 만들어 준 주식입니다. 굴뚝주의 매력은 느리게 성장하지만 반드시 성장한다는 것, 그리고 떨어질 때 낙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거예요.
주식투자에는 돈과 시간이 함께 필요하답니다. 나에게 맞는 종목을 결정할 땐 내가 이 종목을 트래킹할 시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 또 얼마나 보유하길 원하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내 포트폴리오를 채울 품목이 보여요.

작가 소개

김소희
'데일리트렌드'라는 리테일/커머스 트렌드 미디어를 운영 중입니다.
취미로 리테일/커머스 관련 주식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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